최근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솔라나 밈코인 슬러프 개발팀이 실수로 토큰을 소각해 버린 것이다. 이 토큰은 에어드랍 준비에 포함된 수량이었으며, 그 가치는 무려 천만 달러에 달한다.
이 사건은 코인 커뮤니티 전체를 놀라게 하기 충분했고 HTX, 비트겟, 빙엑스 같은 거래소들이 피해자 지원을 위해 수수료를 기부하는 등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게 되었다.
슬러프 사태 – 프리세일 성공에서 천만 달러 소각까지
나무늘보 밈코인 슬러프(Slerf)는 3월 18일 솔라나 블록체인에서 프리세일을 진행하여, 무려 천만 달러를 모금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그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프로젝트의 익명 개발팀이 트위터에 충격적인 소식을 전하게 된 것이다.
Guys I fucked up. I burned the LP and the tokens that were set aside for the airdrop.
Mint authority is already revoked so I can not mint them.
There is nothing I can do to fix this.
I am so fucking sorry.
— Slerf (@Slerfsol) March 18, 2024
그는 프리세일 자금 전체와 유동성풀 토큰, 에어드랍 할당분을 실수로 소각 주소로 전송해 버렸다고 시인했다. 현재로서 이를 복구할 수 없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이 실수는 천만 달러 이상의 투자 자금을 전부 증발시켰고, 이는 새로운 토큰을 발행하거나 환불하여 해결할 수 없다고 한다.
물론 이는 너무 어처구니없는 사고이고, 코인 출시를 이보다 더 파격적으로 망칠 방법은 없을 것이다. 이번 황당한 사고 이후, 이를 밈으로 활용하며 즐기는 유저들도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슬러프 지원을 위한 조치 시작
몇몇 암호화폐 거래소는 사건에 대응하여 슬러프 커뮤니티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이 토큰 수수료 일부를 기부하기로 한 것이다.
슬러프를 최초 상장한 거래소 중 하나인 HTX는 이 밈코인에서 창출된 모든 수익을 프리세일 참여자에게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트론 창립자이자 HTX 고문 저스틴 선은 트위터를 통해 이 사실을 컨펌했다. “우리는 슬러프의 모든 거래 수익을 프리세일 참여자에게 기부할 겁니다.”
비트겟도 여기에 가담했다. 비트겟 상무이사 그레이시 첸 또한 거래소 수수료를 기부하기로 한 것이다. 싱가포르 거래소 빙엑스는 프리세일 참여자에게 수수료뿐만 아니라, 향후 상장될 토큰 에어드랍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엘뱅크 거래소는 프리세일 구매자를 위해 자금을 모으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세계 투자자들이 마음껏 기부할 수 있도록 기부용 지갑 주소를 제공했다.
“슬러프 팀은 이 지갑에 접근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오직 사용자를 위한 것입니다. 이는 소각된 토큰 피해를 위한 모금 지갑이며, 프리세일이 아닙니다.” 슬러프 팀은 사고로 인해 피해 입은 투자자들을 달래기 위한 성명을 나누었다.
토큰 소각 사고 이후 – 슬러프, 24시간 만에 40% 상승
천만 달러 소각 논란에도 불구하고, 토큰의 가치와 거래량은 오히려 높게 올랐다. 슬러프 토큰은 화요일에 1.5달러 가까이 올랐는데, 이는 24 시간 사이에 40% 상승한 가격이다.
하지만 기사 작성 중인 현재는 0.71달러에 거래되면서, 정점 이후 상당한 하락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서 놀라운 것은, 이 코인은 며칠 동안 거래량 10억 달러를 달성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이번 사건이 커뮤니티에 큰 영향을 미치고, 그에 따라 투자자들의 관심이 상승했다는 것을 나타내기 충분해 보인다. 물론 소각 사건이 이러한 성과에 얼마나 기여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어느정도 기여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또한 이번 사건 덕분에 프리세일 구매자가 토큰을 당장 매도하는 일도 발생하지 않았다.
슬러프가 유틸리티 없는 밈코인인 것을 감안하면, 이 코인의 장기 잠재력은 불분명하다. 다만 코인 커뮤니티는 이 자산의 변동성을 보며, 투기 기회를 호시탐탐 노릴 것으로 기대된다. 솔라나는 최근 몇 주 동안 블록체인 네트워크라기보다는 도박판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이젠 걷잡을 수 없는 솔라나 밈코인 열풍
이번 슬러프 사태의 배경에는 최근 솔라나 생태계를 휩쓸고 있는 대대적인 밈코인 열풍이 자리 잡고 있다. 온체인 분석가 ZachXBT에 따르면, 3월 12일부터 무려 796,000 SOL이 밈코인 프리세일 33개에서 모금되었다고 한다. 이는 무려 1억 4900만 달러 상당이다.
Update: Added a few more Solana presales from the replies that I missed and the total SOL raised is up to >796,000 SOL ($149.2M) from 33 presales. pic.twitter.com/O7dBqAunni
— ZachXBT (@zachxbt) March 19, 2024
슬러프 프리세일은 여기서 54,583 SOL을 모금하여 4위를 기록했다. 다른 상위 프리세일 3개는 트위터 계정 0xDekadente(169,982 SOL), Dexter_Cap(159,782 SOL), miladymemecoin (91,746 SOL)이 진행한 것이었다.
높은 수익 기대감을 잔뜩 제공했던 이번 프리세일 열풍은 투자자들에게는 양날의 검과 다름없었다. 물론 북오브밈 같은 프로젝트가 놀라운 상승을 보이며, 약 이틀 만에 1,291,399% 급등하고 시가총액 10억 달러를 넘어서긴 했지만, 그만큼 투자 위험 또한 상당했던 것이다.
엘뱅크에 대한 우려 제기
이번 슬러프 사건은 암호화폐 공간의 신뢰와 투명성의 중요성에 대한 논쟁을 부추기기 충분했다. 특히 이곳에서 프리세일이 진행되고, 거래소가 투자금을 관리하는 것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슬러프가 기부금을 위한 지갑 주소를 위해 엘뱅크를 선택했다는 사실 또한 여기에 일조했다. 엘뱅크는 과거 사용자 자금을 유용했다는 혐의를 입은 적이 있기 때문에, 기부금을 모으고 있는 이들에 대한 신뢰와 보안과 관련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블록체인 보안 기업 핵큰의 엘뱅크 평가 보고에 따르면, 2023년 9월에 몇 가지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핵큰은 엘뱅크에 대한 투명성, 취약한 보안, 잠재적 시세조작 가능성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그리고 엘뱅크가 명백히 위조된 유동성과 사이버 보안 문제로 인해, 코인 거래를 위해 신뢰할 수 없는 거래소라는 결론을 내렸다.
물론 엘뱅크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치를 취한 것도 사실이다. 예를 들어, 거래소는 머클트리 준비금 증명을 도입하여, 자산 보안 및 투명성을 개선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과거 논란을 고려하며, 코인 커뮤니티에서 슬러프의 대응에 눈살을 찌푸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규제 심사 기대
이번 슬러프 사건은 규제당국의 개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코인 프리세일 열풍이 투자자에게 미치는 위험 가능성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규제당국은 천만 달러 소각 사건과 거래소의 기부 운동에 대한 상황을 파악하고자 할 것이다. 그와 함께 적절한 투자자 보호, 시장 조작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솔라나 네트워크 전체의 밈코인 프리세일 유행 또한 규제 감독의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 규제당국은 또한 투기 투자와 관련된 위험을 파악하고, 적절한 감독과 고객 보호 조치의 필요성에 대한 평가를 추진할 수도 있을 것이다.
분명한 건 이번 슬러프 사건과 밈코인 프리세일 열풍은 암호화폐 시장에서 강력한 투명성과 책임감, 규제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 목소리는 경계심 부족한 개인 투자자를 보호하겠다는 명분으로 더욱 거세어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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