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암호화폐 규제 부문에서 전례 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 지방법원 판사 로버트 셸비가 크립토 회사 뎁박스 소송에서 SEC(미국증권거래위원회)가 권력을 남용했다며 질책한 것이다. 사실 SEC가 그동안 보인 행보를 고려하면, 특별히 놀랄 만한 일은 아닐 것이다. SEC는 특히 게리 겐슬러의 지휘아래에서 코인 시장을 향한 경멸을 보여왔고, 업계를 위한 의미 있는 지침을 제공하기를 거부해 왔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암호화폐 규제자로서 SEC의 역할과 접근에 대한 논쟁을 더욱 격렬하게 만들고, 암호화폐 시장 규제에 대한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코인 커뮤니티는 SEC가 의원과 판사, 기타 주요인사들로부터 압력을 받고, 결국 암호화폐를 공정하게 규제하라는 교훈을 받게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SEC의 잘못 살펴보기
뎁박스(Debt Box)는 노드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판매하는 비교적 작은 암호화폐 회사이며, 사용자가 다양한 코인을 채굴하고 수익을 얻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SEC는 지난 7월에 이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에 따르면, 뎁박스가 미등록 증권을 판매하고, 투자금 5000만 달러에 대한 사기 행위를 저질렀다고 한다. 여기까지는 제법 익숙한 이야기일 것이다. 하지만 사건이 공개되기 전에 위원회가 일방적으로 임시제한명령(TRO)을 신청하면서 이야기는 달라지게 된다.
이 요청은 아무 때나 공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노-노크 영장 방식과 비슷한 면을 보이며, 이는 보통 증거인멸 위협이 있는 상황에서만 허용된다. SEC는 뎁박스가 해외로 도주하여 은행 계좌를 닫으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라 셸비 판사는 신청을 허가하기로 결정했지만, 뎁박스 변호사들의 항의에 의해 SEC 측의 증거를 확인하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SEC가 진실을 왜곡한 것으로 밝혀졌다. 뎁박스는 실제로 은행 계좌 몇 개를 폐쇄하기는 했지만, 해당 프로젝트와 관련된 것은 아니었고, 이는 소송이 시작되기 훨씬 전의 일이었다. 셸비는 판결에서 “위원회가 의도적으로 잘못된 증거를 오해를 일으키는 방식으로 제시했다”라고 밝혔고, 심지어는 기관의 위법 행위가 “이 소송과 사법 절차의 진실성을 크게 훼손했다”라고 덧붙였다.
SEC, 피해 보상 지불해야 할 것
로버트 셸비는 SEC의 행동에 극도로 불쾌함을 표명하며, SEC 측의 허위진술을 질책했다.
판사는 SEC가 뎁박스에게 법적 비용, 제한명령과 관련된 비용을 보상하도록 명령하면서, SEC 측이 심각한 잘못을 저질렀음을 강조했다. 이 사건은 또한 암호화폐 규제와 관련하여, SEC가 종종 ‘법집행’라고 칭하며 저질렀던 지난 행위들에 대한 의문도 제기하게 만들었다.
분명한 건, 이번 판결은 SEC의 현재 집행 전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며, 또한 암호화폐 규제에 대한 이들의 입장을 검토할 필요성을 부각했다는 사실이다.
업계 거물 a16z는 트위터를 통해, 암호화폐 업계가 규제당국 때문에 심한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Recent events have changed my mind about working with former SEC crypto enforcement lawyers.
Anyone still working in that division is complicit in the ongoing abuses of power. Debt Box won't be the last example.
We won't work with the law firms that one day hire these people.
— miles jennings (@milesjennings) March 20, 2024
이번 뎁박스 사건은 공격적인 규제가 어떤 법적 결과와 평판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나타내고, 전 세계 규제 당국의 주의를 일으키게 되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암호화폐 규제와 이더리움 ETF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그동안 SEC가 보여온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논란의 여지가 있는 행보는 해당 기업뿐만 아니라, 시장 전체와 투자자 신뢰에도 영향을 미친다.
암호화폐에 대한 이들의 접근 방식은 이 산업에 대한 이들의 신중함과 때로는 적대적인 입장을 시사했다. 특히 이들은 법원이 강요할 때까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결정을 거부한 바 있으며, 지금도 이더리움 ETF 승인을 주저하고 있다.
비트코인 ETF의 놀라운 성공에도 불구하고,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이 지연되는 것은 불확실성과 보수주의로 만연한 규제 환경의 모습을 부각하기 충분해 보인다.
하지만 이제 뎁박스 같은 사례가 부각됨에 따라, ETF를 포함한 암호화폐 상품에 대한 SEC의 향후 결정 방식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이더리움 ETF 승인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SEC의 규제 철학과 법적사정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올 경우, 암호화폐 금융 상품의 움직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어디로 향할까 – 규제 균형의 필요성
이번 사건은 암호화폐 규제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특히 이는 암호화폐 공간에서 혁신을 추진하며 투자자를 보호하는 것과 이를 감독하는 것 사이의 균형을 위한 공정한 규제 프레임워크의 필요성을 부각했다.
오늘날 암호화폐 산업이 계속 발전함에 따라, 규제 개혁과 더 섬세한 접근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 현물 ETF를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SEC가 뎁박스 사건에서 얻은 교훈은 어쩌면 더 투명하고 공정한 규제 관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는 규제 당국이 투자자와 코인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정직함과 책임감을 유지하고, 그들의 힘을 현명하게 행사해야 한다는 사실을 되새기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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